발길따라 걸음따라

앙천산(仰天山) 하늘을 우러르는 산.

중국 산동의 청주라는 도시 근교에 있는 작은 산입니다.

해발은 834미터.


수요일밤.

어딘가로 자꾸만 떠나고 싶어져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서 근교의 산을 찾았습니다.

앙천산이라는 저 산이 검색되더군요.

부랴부랴 배낭을 꾸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목요일인 어제 아침 5시경 눈을 뜨고 이런 저런 준비를 끝내고 청도역으로 향해 고고씽~

지루한 열차와 버스 갈아타기를 반복하고 앙천산에 도착했습니다.

기차한번, 버스 두번을 갈아타고 도착한 곳입니다.


앙천산 입구에 들어서 문표값(공원이나 유적지등의 입장료입니다)으로 40원을 내고,

지도와 안내도를 받아들고 아스팔트 깔아둔 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100여미터쯤 걷자 조잡한 기념품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보입니다.

물을 8병을 사서 5병은 플래티퍼스 수낭에 담고 3병은 배낭에 넣은 채로 문수사라는 절을 지나 산행을 시작합니다.

절을 옆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는데...

허걱!

이건 중국산답게 계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잠시 계단을 오르니 절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왔습니다.

항상 올려보던 절을 내려보니 묘한 감흥이 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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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을 한참이나 내려다보다가 다시 계단을 낑낑대고 올라갑니다.

태산에서 계단에 질린 후로 계단은 치가 떨리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동굴이 하나 나오는데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두었습니다.

동굴 이름은 기억이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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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 쉬면서 동굴앞의 장사치와 잠시 대화를 나누고 다시 계단을 오릅니다

절벽에 사람얼굴을 새겨둔 곳이 보입니다.

잠시 사진한장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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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오르다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이 시원하게 잘 보입니다.

멀리 아래의 마을도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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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상 부근의 소나무 숲입니다.

사실은 정상 부근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소나무 숲이 있어 등산이 아닌 산책을 잠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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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바위와 나무로 만든 벤치가 이쁘기에 잠시 앉아서 쉬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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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숲속을 한시간쯤 거닐다 보니 5시가 되었더군요.

정상은 내일 아침에 올라가리라 생각하고 소나무 솦속에서 오늘 밤 묵을 호텔을 찾기로 했습니다.

소나무숲속은 어디나 텐트만 치면 호텔이 되어줄 분위기입니다.

비교적 풀이 적게 자란 곳을 골라 텐트를 쳤습니다.

내가 묵은 호텔 부근의 발코니(?)에서 바라본 정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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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고 커피 한잔을 끓여 마시면서 숲속을 보니...

활엽수 이파리 하나가 서쪽으로 지는 마지막 햇살을 받겠다고 칭얼댑니다.

석양은 그런 이파리에게 미소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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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도 지친 듯 쉬러 가고...

이제 저녁을 해결해야 할 시간입니다.

비록 햇반 하나와 묵은지 꽁치찌개가 반찬의 전부이지만,

제게는 성찬입니다.

맛있게 햇반 하나를 비우고 찌개는 내일 아침을 위해 절반을 남겨둡니다.


숲에 어둠이 찾아오니 추워지더군요.

추위를 탈만큼 기온이 내려간 건 아니지만

쌀쌀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배낭속에 챙겨간 갈아입을 티셔츠 하나를 덧입고 자켓까지 걸쳤습니다.


비가 온 후라서 인지 숲속에 습기도 많고 해서 불이날 염려는 없겠다 싶어

나무쪼가리들을 주워모아 잠시 자작화로에 불을 피웠습니다.

잠시 온기를 느끼면서 커피한잔을 끓여마실 물이 뎁혀질 시간동안만 불을 피우고...

커피를 마신 후에는 타다남은 잿속에 불이 남아있을까 무서워

저녁먹은 그릇 설겆이 한 물을 뿌려 불이 완전히 꺼진 것을 확인한 후에

침낭속에 들어가 자리를 잡습니다.

오랫만에 침낭을 쓰는 듯 합니다.

그동안은 그냥 매트리스 위에서 자다가 새벽에 한기가 느껴지면 잠깐 쓰곤 했는데,

어제밤은 누울때부터 한기가 느껴져 온전히 침낭속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꿀맛같은 단잠을 이룬 후 눈을 뜨니 5시입니다.

아직 세상은 깜깜하기만 합니다.

아침커피 한잔을 끓여마시고...

잠시 앉아있다가 남아있는 찌개를 반찬삼아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까지 해결하고 나니 이제 곧 아침이 오려는 듯 날이 부옇게 밝아옵니다.

배낭을 정리해서 정상에 올라가 일출을 볼까 하다가,

일출은 포기하고 커피한잔을 더 마십니다.

여치비슷한 풀벌레 한마리가 제 배낭을 탐색하고 있는 걸 보고 모델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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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도 어느 덧 햇빛이 비추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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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배낭을 정리해서 묵은 자리를 떠나려니 8시가 되었습니다.

정상쪽을 향하여 출발.

한참을 가는데 이상합니다.

고도가 올라가질 않습니다.

계속 평지입니다.

정상이 어딘지 찾기가 힘들어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물어봅니다.

"이 산 정상이 어디냐?"

"응?"

"나 정상을 찾아가려고 그러는데..."

"여기가 정상인데? ,,,,"

허무해집니다.

정상까지 차로 올라올 수 있도록 만들고...

그곳엔 또 식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제 정상(?)을 밟았으니 내려가야 합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로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잡았는데 엉뚱한 길로 나갔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무슨 연못이 나오는데 이름이 천지(天池)랍니다.

지도를 보니 잘못왔습니다. 알바를 한거죠. 아스팔트 도로에서 알바라니.

뒤돌아서 다시 식당부근에서 다른 길로 향했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찾아왔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저 아래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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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바라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산채가 눈에 보입니다.

꼭 산적들이 산채로 삼기 딱 좋아보이는 형세입니다.

이름도 묵운산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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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렀다 내려갈까 하다가 시간이 너무 지체될 것 같아 그냥 내려가기로 합니다.

터덜터덜 아스팔트길을 따라 내려가려니 재미도 없고 산행을 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시선을 멀리 두어 여러 산들을 눈에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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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거리며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보니 가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는 풍경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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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감나무에 감들이 주렁주렁 노랗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길가에 나팔꽃군락이 이쁘게 피어있어 이놈도 하나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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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여기까지 입니다.

카메라가 나이를 좀 먹더니 이제 쉬고싶은 모양인지, 배터리를 만충천을 해서 가져갔는데도 자꾸만 배터리를 교환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산입구로 나와 30분동안 기다렸더니 버스가 옵니다.

다시 20분을 더 기다려서야 버스가 출발하고 청주버스터미널에 도착.

택시로 기차역까지 이동.

여기서 또 2시간을 잡아먹었습니다.

청도로 오는 기차를 타고 청도에 내려 다시 집까지 오는 버스를 타고...

결국 집에 도착한 시간이 중국시간 저녁 7시였습니다.


이렇게 좀 허무한(?) 산행과 야영이 끝났습니다.

Posted by e보헤미안